谷神不死 是謂玄牝
→ 우주의 근원은 멸하지 않으며, 비어 있으므로 끊임없이 베푼다.
노자에게 곡신(谷神)은 대자연을 포괄하는 근원적 힘을 의미한다. 곡(谷)은 계곡의 비유를 통해 대자연 전체를 가리키며, 신(神)은 상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영적이고 보이지 않는 우주의 원력을 뜻한다. 따라서 곡신은 만물의 근원, 무無의 세계를 의미한다.
곡신은 공허하므로 멸할 수 없으며, 이는 현빈(玄牝)의 비유로 이어진다. 현(玄)은 단순히 검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묘하고 알 수 없는 공간을 뜻한다. 또한 빈(牝)은 단순한 암컷이라기보다 태어나게 하는 존재, 만물에게 베푸는 존재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현빈은 신묘한 어머니를 의미하며, 자원이 무한한 만물의 기원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谷神不死 (곡신불사)하니, 是謂玄牝 (시위현빈)이니라”는 우주의 근원은 멸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자원을 베푼다는 뜻이다. 『도덕경』에서 노자는 무에서 유가 창출된다는 주제를 반복하여 설명한다. 이 구절은 그러한 개념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예를 들어 곡신이 공허하고 무無 그 자체라면, 그것은 무상한 존재로 남을 수밖에 없다. 자아, 시간, 물질적 신체의 한계를 초월한 존재는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의 근원이 무상하고 결핍이 없다면, 만물의 태어남은 자연스러운 결과가 된다. 만물의 존재 필요충분조건이 어떤 형태를 지니는 것이라면, 그것은 무형태에서 비롯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주의 근원은 비어 있지만, 그 작용을 통해 형태를 가진다.
결론적으로 노자가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우주의 근원(곡신)은 물질, 시간, 자아를 초월한 존재이기 때문에 무상하며 멸할 수 없다.
이는 오묘하고 끊임없이 자원을 베풀어 주는 어머니에 비유된다. 결국 우주의 기본 틀은 비어 있으며, 그 힘의 작용 속에서 만물이 태어난다.